2006년 9월 29일 금요일

부산 - 대표맛집 (下)

노매드 관광청이 첫 부산 취재에 나섰다. 


경기 강원 충청 전라 지역까지 전국을 누볐음에도 유독 경상남북 지역만은 소원함 감이 없지 않았다. 뭐, 지역 감정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거리가 멀어서랄까. 

'뽕빨 스삐릿'이라는 관광청 제 1의 취재원칙에 의거해 한 번 뜨면 그야말로 뽕을 뽑아야 하지 않겠나.

우리, 깨작거리는 거 못한다 아이가.


어쨌든 이번 부산 국제영화제 참여를 계기로 노매드가 때깔단과 함께 큰 맘먹고 부산으로 출동했다.

부산 원주민(?)이랄 수 있는 어여쁜 현지 학생기자도 가세하여, 부산 첫 방문인 분 혹은 몇 번을 가도 도무지 어딜 가야할 지 모르는 분들에게 '학실하게' 탁집어 콕! 해 준다 안 하나.


자, 이제 첫 번째 기사 나가신다.  부산, 하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대표 음식들을 중심으로 선정한 해운대의 맛집들이다.


해운대 맛집 분포도 | 상세지도는 아래 나온다.




언덕위의 집



모호 review

해운대 가 봤다고 하면 부산 출신 분들이 꼭 되묻는 말이 있다.


"달맞이 고개는? 가 봤나?"

고개를 저으면 서울 촌놈 취급 당한다.  그러니까 해운대까지 갔다면 꼭 가보자. 달맞이 고개.


달맞이 고개는 해운대의 가장 훌륭한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낮에는 탁 트인 하늘과 수평선, 그리고 밤에는 멀리 광안대교 불빛과 함께 온통 한 통속으로 새카만 바다와 하늘 한 가운데 커다랗게 붙박은 달 구경을 할 수 있는 곳. 그래서 달맞이 고개다.


부산에서 가장 비싼 집값으로도 유명한 이 일대에 우후죽순 해운대 프리미엄 전망을 담은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들어섰으니 분위기 잡을 곳 많아서 좋긴 하겠는데... 다 가 볼 수는 없고. 그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 받았다는 이 곳, 언덕위의 집이다.




담쟁이 덩쿨이 뒤덮인 통나무 집. 내부 역시 고풍스러우면서도 품위있는 스타일.  가장 큰 목적이 전망이니만큼 테라스에 자리잡아 보자.


그리고 찍어보자, 멋진 야경. 아아 그런데 달은 뜨지 않고, 해변의 야경은 한 프레임에 다 담기지 않는다. 너무 넓다, 해운대 야경.




음식 맛을 보도록 하자.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가장 많은 간택을 받는 대표 메뉴들, 컴비네이션 피자 / 안심 스테이크 / 해물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전망 프리미엄을 감안한다면 그리 비싸다 볼 수 없는 음식 가격인데, 맛은 평균 이상이라 볼 수 있겠다.  대한민국에 가장 많이 깔린 스파게티 체인점 소뭐시기에 비하면 월등하다고도 볼 수 있는 스파게티에, 스테이크 육질도 상당하다. 휘핑크림을 듬뿍 얹은 통감자는 싱싱한 감자에서만 얻을 수 있는 맛, 입안에서 과립이 부서지는 고소함이 들어있다. 역시 음식은 재료의 신선함이 좌우한다.



상대적으로 피자는 평범한 편이다. 토핑에 비해 도우가 두꺼운 감이 있다.



원주민 김양 review

달맞이 고개의 새로 정비된 산책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예쁜 통나무 레스토랑 '언덕 위의 집'이 나온다. 실내도 예쁘지만 바깥 테라스에 앉으면 광안대교와 해운대에서 광안리까지 이어진 해변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석양이 질 때쯤 연인과 함께 우아하게 칼질하며 와인 한 잔 마셔도 좋겠고 친구들과 함께 커피를 사이에 두고 수다를 떨어도 좋을 듯 하다.


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진 토마토 스파게티를 비롯 전체적인 음식 맛도 꽤 괜찮은 편.




언덕위의 집 051-743-2212

위치 : 언덕 위에 있으니 걷기 싫다면 해운대 주도로 아무데서나 택시를 잡아타고 '언덕위의 집이요'하면 요금 2-3천원 정도 나온다만, 걸어 올라가 보시길 권한다. 선창횟집 옆 골목에서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가 해월정 방향으로 한 20분만 걸으면 나온다.  달맞이 고개 업소들 중 해운대에서 가장 가깝다.

메뉴 : 안심스테이크 2만원 / 토마토 스파게티 1만3천원





원산면옥    



때깔단 知眞我 review

밀면의 텃세(?)속에서도 부산지역 냉면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업중인 곳, 원산면옥은 현재는 광복본점과 해운대점을 각각 두 형제가 운영하는데 그 외 다른 지점은 두지 않으니 유사업소에 주의하시라는 말씀.




초대 사장님이 이북에서 내려온 후 부산에 터를 이룬지 50년이라는데, 육수가 담겨나오는 컵을 보니 그 역사가 계속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 '엽차잔'. 정말 오랜만에 본다. 육수는 면수가 아닌 고기를 함께 끓여낸 것이다.



어느 냉면집이든 물냉과 비냉을 갖추지만, 이 집은 독특하게도 물냉은 메밀가루로 뽑은 평양냉면을, 비냉은 고구마 전분으로 뽑은 함흥냉면이다.


반죽부터 면을 뽑는 것, 또 삶는 시간도 각각 달리 해야할 것인데도 굳이 이런 전통 방식을 고집하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 자신이 있는 모양이다.
손님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셈이니 감사할 뿐.





평양냉면의 육수는 소,닭,돼지를 함께 써서 우린다. 짜고 단 것을 즐기는 부산의 취향을 따라간 것인지 다른 서울의 평양냉면집들과는 달리 맛이 진하고 달다. 함흥냉면 전문점이 모여있는 오장동의 물냉면과 비슷하다.


냉면 위의 고명들도 계란, 배, 절인 무, 절인 오이, 편육(돼지), 다진 파 등으로 함흥식과 평양식이 절충된 듯 하다.

하지만 면발은 메밀향이 콧속으로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제대로 된 평양식이다. 다른 곳에서 평양냉면을 처음 접하고 '밋밋한 것이 네 맛도 내 맛도 아니'라고 생각하신 분들은 이 집의 평양냉면이 적당할 듯 하다.



이 집을 찾는 손님 중 70% 이상이 함흥냉면 손님이라고 한다.  비빔냉면과 회냉면의 구분 없이 함흥냉면을 시키면 위의 회냉면이 나온다.


고명 중의 회는 가오리를 쓰고 있다고 하는데 거치적 거리는 물기 없이 씹는 맛이 꽤나 만족스럽다.


원래 밀면은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 부산사람들이 밀가루로 면을 뽑아 냉면을 만들어 먹은 것이 유래라 한다. 밀가루로라도 냉면의 맛을 재현하려 했던 부산사람들이 50년 넘게 찾아가는 정통 냉면집이라면 충분히 방문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원산면옥 해운대점 051-747-8001

위치 : 해운대 그랜드 호텔과 오션타워 사잇길로 50m

메뉴 : 냉면 6천원 / 만두국 6천원 / 가오리회 2만원 / 빈대떡 5천원 / 사리 2천원





어다빈 횟집



모호 review

생선회는 싼 음식이 아니다. 안주로 삼는다면 크게 비싸다고 보긴 힘들지만 식사로 삼기엔 부담스러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왕 먹는 생선회, 고즈넉하고 분위기 좋은 집을 찾으려면 지불해야 하는 액수가 더 올라간다. 그럴 듯한 일식집이라면 둘이서 10만원 쯤은 각오해야 하지 않던가. 박리다매를 외치는 무슨무슨 수산 어쩌고 하는 대형 회 '할인마트'를 가도 한 상에 4, 5만원이다.

떠들썩한 분위기를 피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맛도 좋은 횟집을 찾는다면, 이 곳이다.




어다빈횟집은 아예 해운대에서 조금 벗어난, 송정 해수욕장에 위치하고 있다. 게다가 5층에 있다. 그리고 업소 3면이 창이다.  일단 전망 하나 시원하게 시야를 채운다.


정갈한 인테리어에 고즈넉한 분위기. 눈은 충분히 즐거워졌는데, 음식 맛 역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울까?




차례로 내 오는 음식 모양, 식기 하나 하나에서 감이 온다. 그저 비싸고 예쁜 식기가 아니라 음식과 어우러지는 디자인에 신경쓰고 있다는 사실,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으레 대충 속이나 진정시키라고 주는 죽 한 그릇부터 전복죽이다. 한치 물회나 데리야키 생선구이, 구워낸 새우, 훈제연어로 말아낸 샐러드에 계란 찜 하나까지. 얼마 되지 않는 생선회에 앞서 배나 채우라고 내주는 '쯔키다시'가 아니다. 하나 하나가 양이 아니라 맛에 중심을 둔, 그 맛의 원천은 '정성'인 음식들이다.




어다빈횟집의 사장님과 사모님은 주방장과 함께 직접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직접 서빙을 한다.  대충 구색만 맞추게 마련인 쯔키다시 메뉴를 개발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먹기 전에 눈부터 충분히 즐겁게 해 주는 음식. 회 맛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해운대에서 약간의 시간을 더 들일 여유가 있다면 어다빈 횟집, 강력 추천이다.




어다빈횟집 051-703-5050

위치 : 지하철 2호선 장산역에서 택시나 버스로 10분 거리. 송정터널 지나 세양아파트 끼고 우회전. KTF사옥 앞 위치.

메뉴 : 돔,우럭,게르치 모듬회 1인 2만원 기준 / 스페셜 모듬회 1인 3만원





싱가 SINGA



모호 review

싱가폴 음식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  중국이나 일본, 태국, 베트남 심지어 인도네시아라고 하면 그 나라 고유의 음식들이 몇 가지 떠오르는데, 싱가폴은 도무지 그 나라의 음식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싱가폴만의 고유 음식이란 '없다'가 정답이다.  싱가폴이라는 나라 자체가 도시국가인데다가 중국계 인도계, 그리고 영국 문화가 뒤섞인 그야말로 다국적 문화의 총집합이다. 바로 그 점이 싱가폴 고유의 음식문화이기도 하다.


해물을 주재료로 다양한 나라의 음식 스타일이 섞인 '퓨전' 그 자체인 싱가폴 음식점. 대한민국엔 오직 여기 한 군데 뿐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싱가'의 인테리어를 채운 각종 소품들이 더욱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대표 선수는 칠리크랩이다.  적당히 맵고 달착지근한 칠리 소스를 끼얹어 쪄낸 머드 킹크랩.  칠리소스는 적당히 매운 것이 익숙하게 먹기 좋았고 소스에 따끈하고 쫄깃쫄깃한 빵을 찍어 먹거나 밥을 비벼도 그만이다.




요렇게 사납게 생긴 놈이- 이런 신세가 된다.


무엇보다 게살이 상당히 달콤하고 씹는 맛이 좋다.  머드크랩은 싱가폴에서 2주에 한 번씩 들여 와 요리되는 그 순간까지 살아있다.  주방에서 키운다는데, 적정 온도까지 맞춰주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 눈에 보기에도 성질 더러은 얘네들이 죽지 않는다고.




싱싱한 대구살을 뫼니에르해서 각종 야채와 향신료를 넣고 끓여 낸 아쌈피쉬. 역시 묘하게 이국적이면서도 익숙한 맛이다. 한입 두입 먹다 보면 희한하게도 양푼을 요청해서 밥을 쓱쓱 비벼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  대구살은 탄력이 있으면서도 씹을 때 '짝'소리가 나도록 입에 붙는 점도가 매력적이다.


오트밀을 입혀 튀겨낸 새우는 껍질까지 통째로 씹어먹어도 좋을 만큼 고소하고 달다.




때깔단 知眞我 review

싱가의 사장님, 상당히 젊다.  7년 간 시티은행 외환딜러로 근무하느라 살았던 싱가폴에서 반한 음식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싶어 싱가폴인 주방장 2명을 꼬셔 와 올 2월 광안리에서 가까운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단다. 


이런 사연은 외국 음식을 들여 온 식당들이 말하는 '보도자료'와 같은 건데, 싱가의 사장님은 직접 가운 차림을 하고 주방에서 함께 음식을 만든다니 빈말은 아닐 터.




모든 손님이 다 누릴 순 없겠지만, 한가한 시간에 오면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직접 크랩 살을 발라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음식이란 대화와 소통의 매개체가 될 때 비로소 문화가 되는 것 아닐는지.


음식 가격이 언뜻 비싸게도 느껴진다만, 7천원으로 수프와 메인요리와 밥을 먹을 수 있는 런치 스페셜을 비롯해 세트 메뉴의 구성이 매우 알차다. 게다가 2+1 이벤트로 크랩 3마리를 8만 원에 먹을 수 있는 행사를 영화제 기간까지 유지한다니 부산에 가신다면 놓치지 마실 것.




단원의 경우는 이 집에선 밥보다 술이다. 와인, 생맥주, 중국 술, 소주... 없는 술이 없다. 싱가폴 근무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잠시 근무한 곳이 술 회사라서 그런지 아님 사장님이 술을 좋아해선지 모르겠지만 이 집, 술에 대해 상당히 관대하다.


무난한 와인들이 마트 가격의 1.5배에서 2배 정도에 불과한데다. 콜키지도 받지 않는단다. 또 1주일에 한 번 사장님 맘 내키면 보틀로만 파는 와인을 하우스 와인으로 제공한다니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요리 하나 주문하고 와인 한 잔 기울이면서 느긋하게 영화얘기를 나누실 수도 있을 듯.


싱가 051-626-3883

위치 : 지하철 금련산역 / 버스 금련산 청소년수련장 하차 후 맥도날드 옆 골목 - 길 하나 건너 수영구청 방면으로 부산은행 지나 첫 골목으로 우회전, 10m / 오후 3-5시는 저녁준비 시간으로 쉰다.

메뉴 : 칠리크랩 4만원 / 오트밀 왕새우튀김 33,000원 / 런치세트 1만 ~1만 5천원(1인) / 디너세트 8만원(2-3인 기준)




이상 부산의 대표 맛집 - 해운대와 송정, 광안리 선수 아홉을 만나 보셨다.


찾아보니 짜고 맵기만 하고 맛있는 음식 없다던 소문들, 편견에 불과했다. 독특하고 특색있는 맛 여행, 이제 절반 밖에 소개하지 못했으니.


찍어 온 사진들 정리하는 데만 꼬박 이틀이다.  그 다양한 음식과 풍경들을 다 담을 지면이 모자라는 게 안타까울 지경이다.



자, 다음 주에는 남포동을 중심으로 한 부산 대표 맛집 2탄과 함께 보너스로 부산에 갔다면 꼭 가봐야 할 곳들, 그리고 특히 부산 영화제 가시는 분들을 위한 저렴 숙박시설 세 곳을 소개한다.


기대해 줄 거지?



부산 취재를 위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특히 커뮤니티 [한량]과 [때깔단] 여러분들께 감사의 큰 절 올리련다.

Very Thanks To : 시저님, jmhk18님, 분수님, 열빠님, 캡짱님, 벽이란님, 사계님, 꽉자님, 뿕은화살님.... 그외 다수.

Very very very Thanks To : 철인 5종 경기에 필적할 육체노동량을 소비하면서 먹고 걷고 달리고 또 먹고 먹고 먹고 서올 돌아오자마자 밤새가면서 쓰고 쓰고 또 뜨신 지진아님. 그리고 먹고 먹고 쓰고 쓰기에 기꺼이 참여해 주신 원주민 김서영님.

2006년 9월 27일 수요일

부산 대표 맛집 선수들 - 1탄 해운대 편

부산.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동남 아시아 중심점이 될 항구도시. 그리고 매년 20만 명이 몰려드는 전 세계 유래없는 관객의 지지 위에 피어난 부산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곳이다.

영화제 보러 갔다고 영화만 보고 올 수 있나? 식후경인 것은 금강산만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좋나? 다른 지역에 비해 부산의 맛집 하면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어버리니. 심지어 어떤 사람은 부산엔 맛있는 음식이 없다고 단정지어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없어서 몰랐던 게 아니라 몰라서 없었던 거다.  부산 출신 독자들의 대대적인 제보를 토대로 엄선한 부산의 대표적인 맛집들을 직접 취재하기 위해 큰 맘 먹고 명랑여행 선두주자 노매드의 맛집 커뮤니티 때깔단이 출동했다. 현지 원주민 기자도 가세했다. ( 그런데 아직도 그 유명한 네티즌 맛 검증 모임인 때깔단을 모르시나? 기사 끝에 살짝 링크를 걸어놨으니 같이 놀 사람 어여 붙으시라.)

부산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대표적인 맛집 선수들, 드디어 공개한다.

대망의 부산 맛집 총정리 1탄, 해운대의 대표선수들이다.


해운대 맛집 분포도 | 상세지도는 아래 나온다.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



모호 review

첫 집부터 '소문난' 곳이란다.  62년부터 장사를 시작해 2대 째 부산 최고의 소고기 맛을 자랑한다는 이곳,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들렀다나.

역시나 입구에 다다르니 그 오래되고 깊은 내공이 물씬 풍겨온다.

단층 한옥의 고풍스러움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고급스럽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식당 구석구석.  이후 많은 음식점에서도 발견하는 사실이지만, 실내외 장식하며 성냥갑 하나까지 신경쓴 흔적을 보자면 부산 사람들이 서울보다 훨씬 미적인 감각이 앞서는 모양이다.

미적 감각은 칼집을 내 말아 나온 암소갈비에서도, 생전 처음 보는 불판 모양과 재질, 그 두께에까지 살아있다.  적당히 익은 고기를 잘라 올려놓으니 상당히 급경사를 이루며 솟은 불판 가운데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잘도 붙어있다. 그렇다고 찰싹 달라붙어 아까운 살점을 떼 먹히는 것도 아니다.  거참 신통한 불판일세.

그렇다면 음식은 얼마나 아름다운 맛을 보여 주려나.

보기에 좋은 것이 먹기도 좋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이다. 베어무는 이에 저항감이 거의 없도록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육질의 결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씹기를 몇 차례 반복하면 스르르 녹아 넘어간다.

고급 음식점을 취재할 때마다 혼자 중얼거리는 말이 있다. '이래서 돈을 벌어야 한다니까.'
두 대가 나오는 생갈비 1인분에 3만 원이면 상당한 가격이다.  게다가 달랑 1인분만으로는 틀림없이 아쉬울터이니 둘이서 3인분은 먹어줘야 한다. 9만 원이다.


하긴, 고기 맛은 고기 질에 달려있으니 요즘 세상에 좋은 고기 구경하기가 어디 쉽나.  내 주머니 기준으로야 비싸지만 직접 입에 넣어본 다음에는 절대 비싸다 투덜거릴 수 없는 맛을 보여준다.

때깔단 知眞我 review

역시 고기가 최고다. 더군다나 이렇게 맛난 고기를 먹을 때면 소를 처음 사육할 생각을 한 그 누군가에게 막 감사하고 싶어진다.

흔히들 맛난 고기를 먹으면 입에서 녹는다고들 한다. 고기 좀 잡숴보신 분들은 그 표현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아실거다. 살과 기름이 적당히 섞인 고기가 진짜로 입에서 녹는다. 몇 번 씹다보면 어느 새 허락도 안 했는데 목줄기를 타고 뱃속으로 투하된다. 아깝게시리. 껌처럼 한참 씹어 단물을 족족 빨고 싶은데 말이다. 이 집 고기, 매우 좋다.



이 집의 또 하나 특이한 점.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나오는 식사들이다. 감자국수 사리는 말 그대로 감자 전분으로 뽑은 국수에 갈비 잰 양념과 육수를 섞어 불판 가장자리에 부어 끓여먹는다.

독특한 맛이다. 적당히 달달한 것이 밑반찬으로 나온 김치나 무 채나물과 함께 먹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가 된다.


남 다른 식사 메뉴를 개발하려고 한 노력이랄 수도 있겠지만 단원 생각엔 화력 센 숯불을 견디려면 밀가루 국수보다는 감자사리가 더 적당할 듯 싶어 개발한 것이 아닐까 한다.

공기밥 시키면 나오는 된장찌개는 원래 1인 분씩 작은 뚝배기에 나온다는데, 단골이나 한 번 먹어보신 분들이 원하면 이렇게 생갈비의 뼈와 달라붙은 고기를 가져다 커다란 뚝배기에 넣어 끓인 것이 나온다.


처음엔 아껴서 두고 두고 뜯어먹으려던 뼈 부위를 냅다 가져가길래 속으로 욕 많이 했다. '비싼 집은 뼈도 안 먹냐? 그게 젤 맛난 건데...' 알고 보니 저렇게 해서 주려는 건 줄도 모르고.
갈비뼈가 여섯 대나 들어간 된장찌개 맛, 상상해 보시라.

오직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모든 것을 감수하고라도 먹고픈 맘을 통장 잔고가 방해하는 정도랄까. 하지만 먹는 것을 좋아하고 또 '하루 한 끼만 먹더라도 꼭 맛있는 것을 먹을테야!' 하는 분들은 꼭 저 된장찌개를 드셔보길 권한다.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 051-746-0003

위치 : 해운대 주도로 메리어트 호텔에서 신도시 고가도로가 시작되는 지점 좌측 블럭에 보인다.

메뉴 : 생갈비 1인분 3만원, 양념갈비 26,000원, 불고기 24,000원 | 감자사리, 공기밥(된장찌개) 1천원 | 와인 4 ~5만원 대



금수복국





때깔단 知眞我 review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 뭘까, 생각하면 얼른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만 알고 보니 상당하다. 

그 중에 하나가 복국이다.


물론 복을 다루는 음식은 전국 각지에 있지만 보통은 복을 넣어 끓인 것을 '탕'이라 하지 '국'이라 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국 종류에 있어서는 부산도 그 어느 지방 뒤지지 않는다.

부산엔 도대체 몇이나 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수 많은 이름난 복국집이 산재한다.  그 중에서도 제일 처음 뚝배기에 복국을 담아 내오기 시작했다는 '뚝배기 복국'의 원조, 금수복국.

해운대 본점이다. 위치 변동이 다소 있었지만 40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켜왔다.  온천점, 동래점, 유성점, 압구정점 네 곳의 지점을 직영하고 있다.


은복,밀복,활복으로 구분되는 복국. 재료는 미나리와 버섯, 콩나물, 무 그리고 복뿐이다. 마늘이나 기타 양념은 넣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토록 깊은 국물 맛, 신비롭기 그지없다.

해장엔 복국 복국, 하길래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서울서 몇 번 사 먹어 봤더랬다. 이건 뭐, 돈만 아깝고.  그런데 서울서 맛 보았던 것으로는 전혀 연상이 되지 않는 맛이다. 조금 오바하자면 감동스러울 지경이다. 생선 국물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다시 말하지만 서울 복국으로는 이곳의 복국 맛을 전혀 연상해 낼 도리가 없다.

서울과 달리 복 살코기나 야채 따위를 고추냉이 푼 간장에 찍지 않고 특별한 배합법으로 만들어낸 묽은 초고추장에 찍어먹길 권한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 비법의 시작은 재료의 신선도와 정성이다. 오직 복 한 가지만을 모든 메뉴 재료의 주체로 삼는 금수복국의 밑천 역시 그렇다는 것, 복국 한 그릇으로 미루어 알 수 있다.


건더기를 건져 먹고 국물에 밥을 말아 한 겨울에 담갔다는 신김치와 함께 먹으니 맛도 맛이지만 뭣보다 속이 뻥 뚫려버리는 느낌이다.

모호 review

복 자체가 워낙 비싼 생선인데 최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선 최상품을 써야 하니, 은복지리 한 그릇에 8천 원 받아서는 도무지 남는 것이 없단다. 그래서 이번에 조금 올린단다. 여러분이 부산 영화제에 갈 즈음엔 9천 원쯤으로 올라 있을 듯.


아쉽지만 어쩌겠냐. 뭐 영양센터 삼계탕도 벌써 만원이더라. 9천 원에 복국 한 그릇. 전혀 과한 가격 아이다.

금수복국의 2층은 주로 요리 손님을 받는 곳이다. 물론 1층에서 요리 시켜도 되고 2층에서 요리 먹다가 복국 시켜도 갖다 준다. 한 집이니까.  하지만 인테리어 좋다고 복국 한 그릇 달랑 먹을 거면서 2층 올려보내달라고 떼쓰지는 말자.

주머니 사정이 좀 넉넉해 금수복국의 각종 복 요리를 맛보실 분들을 위해 우리가 몇 가지 시식을 해보고 왔다. 오로지 복 하나로만 승부한 45년 여 세월의 전통답게 금수복국의 모든 요리는 복 한 가지만으로 메뉴가 이루어져 있다.

복튀김과 데쳐낸 복살코기를 주재료로 싱싱한 새우 오징어와 직접 개발한 오리엔탈 드레싱을 끼얹은 웰빙 복 샐러드.  샐러드는 재료의 신선함이 맛을 좌우하는 음식 아닌가. 드레싱은 야채의 신선함을 돋보이게 할 뿐, 저 잘났다고 나서지 않는다.

샐러드에도 들어간 복튀김.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 바삭한 맛은 없지만 그 쫄쫄하고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복살 맛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들어는 봤나 복 직화구이. 날복의 겉을 센 불에서 스치듯 익힌 다음 회를 떠 낸 것이다.  왜 그렇게 요리하냐고?  맛을 보면 안다. 불이 닿았던 겉부위로부터 말랑말랑한 속살까지 쫄깃함의 256레벨 그라데이션을 맛볼 수 있다.

대망의 복 사시미다. 설명이 필요없는 맛이요, 그 비싸다는 복 사시미. 저 얇디 얇은 회 한 조각에 굳이 가격을 매기자면, '피스 당 3천 원' 꼴이다.  주머니가 많이 여유로워야 맛을 볼 수 있겠다만... 눈 요기라도 하시길.

여러분에게 요리 메뉴 하나 추천하련다. 복 불고기. 두툼 넓적한 질 그릇에 양념 재료와 부채꼴 모양으로 단장한 복 살코기가 나온다. 이 것을 그대로 불 위에 올려 불고기를 해 준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밥에 비벼 먹으니 무슨 말을 더 할 겨를이 없더이다.

서비스로 직접 담근 모주 한 사발 얻어 먹고 왔다. 거참 맛 나더라.  세상은 넓고 맛있는 음식도 많다.  금수복국을 취재하는 내내 기자는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이래서 돈을 벌어야 한다니까.'

금수복국 051-742-3600

위치 : 해운대 주도로에서 신도시방향 고가도로로 향하다가 입간판을 발견하면 골목 안으로 들어가 약 10m / 1층은 24시간 영업.

메뉴 : 복국 | 은복 8,000 / 밀복 13,000 / 활복17,000 | 복불고기 5만원



윤가네 신토불이 보쌈



모호 review

그저 그런 건물 2층에 그것도 상당히 정신사나운 간판들 틈에 묻혀있는 보쌈집이라고 무시했다간... 누가 큰 코 다치게까지 하진 않겠지만, 막상 음식 맛을 보면 괜스레 미안한 생각이 들 법 하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넓은 공간에 실내에 툇마루 컨셉의 개성있는 인테리어를 꾸며놓았다.

다녀간 유명인사들의 싸인이 마당에 해당하는 구역에 걸려있다. 이창동 감독의 사인이 보인다.

보쌈이 나오기 전부터 상이 푸짐하게 차려진다. 밑반찬부터 보쌈을 기다리는 동안 먹을 거리가 참 다양도 한데, 음식 하나 하나가 나름 제 몫에 충실한 맛을 보여준다.

다소 달콤한 양념으로 버무린 게장은 껍질이 상당히 얇아 그냥 통째로 꼭꼭 씹어먹어도 될 정도.

보쌈이 나왔다. 서울에서 흔히 맛보는 돼지고기 + 김치속 + 데친 배추의 구성이 아니다. 배추는 원래 안 나오냐고 물으니 모든 유기농 식자재를 공급하는 순창집에서 가져온 배추가 마침 떨어졌단다.  뭐 배추 한 가지 없어도 보쌈 맛을 느끼는 덴 전혀 지장 없다.


오징어 무침이며 겉절이, 김치속에 특이한 해파리 냉채까지, 보쌈의 구성요소 모두가 고르게 맛있다.  가장 중요한 돼지고기 역시 잡내 없이 고소하고 몽글몽글한 육질을 갖췄다.

가업을 물려받은 윤가네 보쌈의 3대 사장님은 상당히 젊은데, 그저 운영만 맡는 게 아니라 주방 홀 할 것없이 누비며 손님 상을 살피고, 보쌈에 들어갈 새 멤버를 개발하느라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니.  단골 손님들은 항상 새로운 맛을 볼 수 있어서 좋겠다.

또 한 가지 특이한 메뉴 하나는 공기밥을 시키면 나오는 뼈다귀탕. 흔히 감자탕을 연상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것인데 감자는 없고, 국물 맛 역시 얼큰하고 진득한 감자탕 맛과는 다르다.  마치 콩과 깨를 진하게 갈아마셨을 때의 고소함을 느끼게 해 주면서도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다.


이 집의 모든 음식, 무한 리필 된단다.

원주민 김양 review

수육과 함께 나오는 여섯 가지 반찬들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조화롭다. 또한 김치 맛을 보면 그 집 음식 맛을 안다고 했던가. 고춧가루부터 배추까지 순창 시골집에서 직접 받아서 담근다는 아삭한 김치 맛이 일품이다.

호탕하고 유머 감각 넘치는 젊은 사장님이 손님들의 밑반찬들을 끊임없이 채워 주시니 음식 인정도 높은 편.  3대 째 보쌈을 만들고 있는 장인 가족이 음식 맛을 지키고 있는 이곳이라면 기분 좋은 서비스를 기대해도 좋겠다.

윤가네 신토불이 보쌈 051-731-1441

위치 : 리베라호텔과 세이브존 정문 오른쪽으로 약 20M, 건물 2층

메뉴 : 보쌈 + 돌솥밥 1인분 9,900원 | 신토불이 보쌈 2인분 1만9천원부터, 냉채 보쌈은 기본 보쌈 가격에서 2천원 추가




기장식당



때깔단 知眞我 review

가자미는 좀 서글픈 생선이다. 생긴 것은 광어와 비슷하게 생겼으면서도 횟감으로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광어에 비해 인지도가 훨씬 덜할 뿐 아니라 '좌 광어 우 가자미'... 아니 '선 광어 후 가자미'라는 차별 아닌 차별까지 받으며 헐값에 팔리기도 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2월이 제철인 가자미는 넙치(광어)보다도 더 맛나다고 하니 그 맛이 매우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외관에서 느껴지듯이 화려하진 않지만 매우 정갈한 느낌의 실내. 밥 한 끼 배불리 먹은 후 신문 뒤적이며 커피 한 잔 느긋하게 홀짝거리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아주머니들이 경상도 분들 답지 않게(?) 느긋하시다.

기본 찬이 매우 정갈하다. 특히나 된장에 박아 절인 후 필살비법 양념간장에 담갔다는 콩잎과 직접 물 좋은 산 오징어를 구해다 만드신다는 오징어 젓은 훌륭하다.

먼저 가자미 찌개가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한 마디로 뭐라 하기 힘든 맛이다. 기존에 먹어봤던 다른 생선 매운탕과는 상당히 다른 맛이다.
짜지도 맵지도 않은, 그렇다고 비리거나 생선 잡내가 나는 것도 아니다.  미나리와 무, 잘게 썬 파와 가자미가 들어갔을 뿐인데 상당히 시원하고 담백하면서 편안한 맛이다. 찌개라기보다는 국에 가까운 시원하고 깔끔한 맛.


이상하다 싶어 들춰보니 단 호박이 한 조각 보인다. 하지만 단호박이 국물을 시원하게 해 준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양념은 고춧가루와 잘게 간 고추가 기본인 듯 한데, 혹시 이것이 비법일까?

두세 토막 들어 있는 가자미는 상당히 담백하고 통통하다. 기름이 좀 덜 오른 듯한 느낌도 들지만 오히려 깔끔한 맛을 낼 수 있으니 그게 나을 수도 있겠다.  양 또한 제법 많은 편이라 밥과 함께 두어 토막 먹다 보면 금새 배가 찰 듯.


무엇보다 상당한 해장효과가 기대된다.

사장님 얘기로는 이 집 대표메뉴는 가자미찜이란다.


당연하겠지만 찌개와는 다르게 맛이 진하다.


처음 나오는 양은 가격대비 박해 보이는데, 좀 뒤적여 보면 양념 밑에 숨어있던 큼직한 생선토막들이 꽤 나온다. 그것도 가장 살이 통통한 몸통 중간으로 얼추 양을 모아보니 세 마리 남짓.
서너 명이 술 안주로 먹다 공기밥을 추가해 밥을 비벼먹으면 간단한 식사와 술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 정도.

원주민 김양 review

가자미 요리만 8년 째 운영하고 있는 집이다. 생각보다 규모도 작고 유명세에 걸맞지 않게 외관도 수수해 찾는데 약간 애 먹었다.

수심이 깊고 소용돌이가 심한 기장 앞바다에서 잡아 오는 가자미는 '눈 녹듯이 사라진다'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연하고 부드럽다.  매콤달달한 가자미 조림은 밥 한 공기가 모자랄 정도.

가자미 찌게는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이었는데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싱겁게 느낄 수도 있겠다.

기장식당 051-743-4944


위치 : 해운대 구청 맞은 편

메뉴 : 가자미 찌게 7천원, 가자미 조림 2만원





선창 횟집



때깔단 知眞我 review

부산 가기 전, 주변 부산 출신 지인들이 한 결 같이 하는 말이 자갈치 시장이나 해운대 쪽에선 회를 먹지 말라는 말 뿐이었다.
아니, 부산에 가서 회를 먹지 말라니... 그럼 당신들은 어디에서 회를 먹냐고 물어보니 다들 낚시로 잡거나 어시장에서 직접 사서 먹는단다.


그러니 영화제에 가는 분들, 회 생각이 나면 낚시로 직접 잡아 드셔야겠다.

...고 끝내려다가 영화 챙겨보고 여기 저기 구경다니기도 바쁜 여러분들을 위해 직접 낚시나 어시장 가는 수고를 덜어 줄 집을 하나 찾아냈다.


기존의 횟집과 다른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곳, 해운대 해변 끝자락에 위치한 선창횟집이다.

다른 해변가 횟집같지 않게 깔끔하고 조용하다. 좌석에 앉으면 창 너머로 바닷가가 바로 보인다.

  
가짓수가 좀 적지 않나 싶은 밑상이지만 메추리알이나  포장미역 불린 걸로 만든 무침 따위로 자리만 차지하느니 훨씬 실속 있다.


자연산 우럭구이와 생선살 튀김, 멸치젓을 첨가해 고춧가루를 적게 넣고 담은 묵은지 등 음식 하나 하나에서 정갈한 손 맛이 느껴진다.

20년 넘게 한 자리에서 영업을 하면서 재료구입은 아저씨가, 전체 메뉴 구성과 밑반찬은 아주머니가 담당하고 있다는데 특히나 신선한 재료의 구입에 큰 신경을 쓰고 있는 듯 했다.


당연히 신선한 생선이어야 하겠고, 최대한 큰 것이어야 선창횟집에 선택될 자격이 있단다. 회에서 겹겹이 쌓인 세월의 손 맛이 느껴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간장과 와사비도 여느 횟집과 다른 특별한 것을 쓰신다고. 확실히 먹어보니 맛이 다르다. 간장은 진하면서도 짜지 않고, 살짝 달콤하기까지 하다. 생와사비 역시 맛과 향이 진하고 상쾌하다.

모든 음식이 다 손 맛이 느껴지지만 이 집의 별미는 뭐니뭐니 해도 회를 다 먹으면 나오는 뼈찜이다. 생선을 회 뜬 후 남은 뼈에 붙어 있는 살이 아까워 시작한 메뉴라는데, '비법 양념'으로 쪄낸 매콤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여느 횟집처럼 회를 다 먹고 나면 뼈 찜과 함께 매운탕과 튀김, 누룽지가 제공된다. 아쉽게도 튀김은 그저 그런 수준이지만 매운탕이 얼큰 시원하다. 누룽지가 나오지만 별도로 공기밥을 추가하시길 권한다. 이 집의 숨은 별미인 절인 깻잎을 맛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집에서 회를 즐기는 특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절인 깻잎과 묵은지에 싸 먹는 것이다.
생선 맛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 싫어하시는 분만 아니라면 꼭 시도해 보시길 권한다.

특히나 깻잎은 담아놓는 족족 품절이 되는지라 경우에 따라선 구경도 힘들 뿐 아니라 회만 먹는 경우엔 절대 제공이 안된다고 한다.

이 집의 미덕은 정성이다. 자리에 앉아 젓가락을 든 순간부터 마지막 요리를 마친 후까지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는 횟집이다.

원주민 김양 review

선창 횟집의 강점은 모든 밑반찬을 땅콩, 메추리 알이 아닌 홍합탕, 새우 튀김 등의 해산물 류로 준비해 차별화를 두었다는 것이다. 푸짐한 돔 회를 한 점 집어 사장님이 직접 공수해 온다는 생와사비에 찍어 먹으니 절로 소주 생각이 난다.


또한 이 곳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요리, 생선살 완자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비린 맛은 전혀 나지 않고 생선 특유의 담백함이 녹아있다.


세련된 분위기에 단골이 대부분이라는 이 집은 소주 한 잔 나누며 담소를 나누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선창횟집 051-747-7470 

위치 : 해운대 해변 왼쪽 끝 한국 콘도 옆 선착장 앞

메뉴 : 광어회 6만원 / 돔회 8만원 / 우럭매운탕 3만원 / 공기밥 2천원(탕 주문시 1천원)


이상 부산의 대표 맛집들을 모두 소개...한 것이 아니다!  이제 전반전이 끝났을 뿐이다.

'마이 묵었으니' 잠시 숨 돌리고, 해운대 산책이라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부산 맛집들을 추천해주신 노매드 커뮤니티 [한량]과 [때깔단] 여러분들께 감사의 묵념이라도 드리고 와서 -